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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 YES24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그 양상이란 이렇다. 마음 한편이 부서져내린 쇼코를 보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기보다는, 소유는 그 미소로부터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어내며 자신이 쇼코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묘한 우월감을 느낀다. 이 정점에 달한 오해를 거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향해 소설이 진행되어갈 때, 우리는 산뜻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라는 문장이다. 기나긴 시간을 돌아 간신히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도하게 되는 이 서늘함. 바로 여기에 타인을 대하는 최은영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100퍼센트의 타인으로 마주서 있을 때, 그 순간 이해의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마주한 최은영의 질문으로도 읽힌다. 지방 소읍의 고등학교 일학년생 소유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오게 된 일본인 쇼코와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다고. 실제 어떤 마음 상태로 쇼코가 웃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질감 탓에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낯선 타인과 조우한 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핵심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쇼코의 미소’가 변주되느냐에 있다. 바로 그 방향성에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에 대한 최은영의 윤리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4 thg 7, 2016 —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이야기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녀가 앞으로 쓰게 될 근사한 이야기들이 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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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출판사 리뷰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이야기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녀가 앞으로 쓰게 될 근사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했다.”
_김연수(소설가)
2016년 2월, 소설가 김연수의 기획으로 [우리가 처음 듣는 소설의 밤]이라는 이름의 행사가 진행되었다. 한 신인 작가가 어디에서도 공개한 적 없는 단편소설을 그날, 낭독의 형식으로 처음 발표하기로 한 것. 평소 이 작가의 작품을 좋아해 그가 계속해서 소설을 써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는 김연수의 소개가 끝나고, 곧바로 작가의 낭독이 이어졌다. 그날 공개된 작품의 제목은 「씬짜오, 씬짜오」, 신인 작가의 이름은 최은영이다.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최은영은 등단 초기부터, “선천적으로 눈이나 위가 약한 사람이 있듯이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의 고통 앞에 겸손히 귀를 열고 싶다고 밝혀왔다. 최은영의 시선이 가닿는 곳 어디에나 사람이 자리해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터. 총 7편의 작품이 수록된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갈 수 있는 정밀한 물매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리들을 바로 그 ‘사람의 자리’로 이끈다.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마주한 최은영의 질문으로도 읽힌다. 지방 소읍의 고등학교 일학년생 소유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오게 된 일본인 쇼코와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다고. 실제 어떤 마음 상태로 쇼코가 웃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질감 탓에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낯선 타인과 조우한 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핵심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쇼코의 미소’가 변주되느냐에 있다. 바로 그 방향성에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에 대한 최은영의 윤리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양상이란 이렇다. 마음 한편이 부서져내린 쇼코를 보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기보다는, 소유는 그 미소로부터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어내며 자신이 쇼코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묘한 우월감을 느낀다. 이 정점에 달한 오해를 거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향해 소설이 진행되어갈 때, 우리는 산뜻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라는 문장이다. 기나긴 시간을 돌아 간신히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도하게 되는 이 서늘함. 바로 여기에 타인을 대하는 최은영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100퍼센트의 타인으로 마주서 있을 때, 그 순간 이해의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에 대한 마음의 ‘기댐’과 ‘기댐 받음’
그 연쇄로부터 번져나가는 순하고 맑은 힘
그러니 등단작 「쇼코의 미소」 이후 최은영의 관심사가 줄곧 그 100퍼센트의 타인과의 소통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당연할 터. 유독 소설집 전체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상상하다’라는 동사가 의미심장해지는 지점이다.
베트남전쟁으로 가까운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을 그저 바라봐야만 했던 응웬 아줌마 앞에서 ‘나’와 엄마는 손쉽게 그 마음이 어떨지 이해한다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은 상상할 수조차 어떤 지점에 그녀가 내몰려 있으리라고 짐작하고 그에 대해 상상할 뿐이다.(「씬짜오, 씬짜오」) 프랑스의 한 수도원에서 케냐 출신의 청년 한지와 만나게 되었을 때, 영주는 그가 털어놓는 가족사에 대해 섣불리 첨언하지 않는다. 수의사 한지가 코뿔소의 마음을 상상하듯, 그의 마음을 상상할 뿐이다.(「한지와 영주」) 마치 ‘상상하는 일’이 우리가 타인에 대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일이라는 듯 말이다.
그리고 이 ‘상상하는 일’이 일방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향해 놓이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작은 기적을 최은영은 놓치지 않고 기록한다. 첫눈에 그간 얼마나 고생하며 살아왔을지 한눈에 알아본 노인과 중년 여자가 함께 ‘세월호 시위 현장’인 광화문으로 향할 때(「미카엘라」), 고압적인 태도의 고학번 선배들이 있는 술자리에서 소은과 미진 선배가 그 부대낌 사이로 지지를 담은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볼 때(「먼 곳에서 온 노래」), 우리는 타인을 상상하며 그 자리로 기꺼이 자신을 옮겨놓는 태도가 지닌 강력한 힘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최은영은 「먼 곳에서 온 노래」에서, 소은이 가장 휘청거렸을 때 자신을 잡아준 미진 선배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슨 노래를 부르든 누구의 노래를 부르든 그 노래는 그대로 선배의 노래가 됐다. 말할 때는 허스키하던 목소리가 노래만 부르면 맑고 부드러워졌다. (…) 선배는 호소하지 않았다. 슬픈 노래를 부르면서도 건조했고, 뜨거운 노래를 부르면서도 담담했다.”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를 읽고 나면, 이 문장이 정확하게 최은영의 소설을 가리키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맑고 투명한 그 목소리로 타박타박 담담하게 이어지는 소설들, 서로에 대한 마음의 ‘기댐’과 ‘기댐 받음’의 연쇄가 갖고 있는 힘을 믿는 소설들. 그리하여 다시 한번 우리를 ‘사람의 자리’로 이끌어가는 소설들. 타인에 대한 윤리감각이 점차 희박해지는 지금, 최은영은 “순하고 맑은” 힘으로 그 감각을 부드럽게 일깨운다.
★
내게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았고 확실하지 않은 작가에게 믿음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 귀한 마음을 잊지 않고 오래도록 좋은 글을 쓰는 작가로 살아가고 싶다. 자기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쪽에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가 되고 싶다. 그 길에서 나 또한 두려움 없이, 온전한 나 자신이 되었으면 좋겠다. _‘작가의 말’에서
쇼코의 미소 – 알라딘
7 thg 7, 2016 — 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은이) 문학동네 2016-07-07.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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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단편으로 꽉찬,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책읽기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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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줄거리 – 네이버 블로그
가끔씩 할아버지의 음식에 독을 타고 싶다, 가끔씩 소독한 칼로 자신의 골반 근처를 찌른다. 등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두 종류의 편지가 모두 진실이라고 짐작했다.
쇼코와 나, 그리고 할아버지는 매우 친해졌다. 그리고 일주일 후 쇼코는 떠났다. 쇼코에게서 나에겐 영어로 쓴, 할아버지에게는 일본어로 쓴 편지가 왔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갔을 때 우리를 바라보던 엄마와 할아버지, 그저 멀리서 온 손님이라는 이유로 활짝 웃으며 반겨주던 그 모습.
2 thg 9, 2018 — 줄거리. · 쇼코의 미소 쇼코는 세 명의 여학생들과 함께 우리 학교로 견학을 왔다. 담임의 부탁으로 쇼코는 우리집에서 일주일간 머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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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을 만나야 살 수 있구나’…최은영 ‘쇼코의 미소’ / KBS 202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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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줄거리
· 쇼코의 미소
쇼코는 세 명의 여학생들과 함께 우리 학교로 견학을 왔다. 담임의 부탁으로 쇼코는 우리집에서 일주일간 머무르게 되었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갔을 때 우리를 바라보던 엄마와 할아버지, 그저 멀리서 온 손님이라는 이유로 활짝 웃으며 반겨주던 그 모습.
할아버지는 일본어로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봤다.
쇼코는 아주 상냥하게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 나는 쇼코의 웃음에서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쇼코는 자신의 친 할아버지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에 비해 우리 할아버지는 너무 친절하다고 했다.
쇼코와 나, 그리고 할아버지는 매우 친해졌다. 그리고 일주일 후 쇼코는 떠났다. 쇼코에게서 나에겐 영어로 쓴, 할아버지에게는 일본어로 쓴 편지가 왔다.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는 아름다운 이야기였고, 반면 나에게 보내는 편지는 어두운 이야기뿐이었다.
가끔씩 할아버지의 음식에 독을 타고 싶다, 가끔씩 소독한 칼로 자신의 골반 근처를 찌른다. 등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두 종류의 편지가 모두 진실이라고 짐작했다.
어느 날 쇼코의 편지가 끊겼다.
마지막 편지에 쇼코는 이렇게 썼다.
‘쇼코의 미소’ –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것 – 브런치
그 나이의 또래 아이들과는 다른 어른스러움이 있달까.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서 그걸 느낀다. 쇼코의 미소를 볼 때면 왠지 모를 이질감이 들었다. 친절하지만 차가운 미소. 다 커버린 어른이 유치한 어린아이를 대하는 듯한 웃음. 그리고 쇼코가 온 이후부터 가족들의 분위기도 확 변했다. 무기력하고 색이 바래가는 괘종시계 같았던 엄마와 할아버지에게 활력이 돌았다. 특히 할아버지는 쇼코를 무척 아꼈다. 쇼코와 친구가 되고 싶다며 자신을 ‘미스터 김’이라 불러 달라 할 정도였다. 쇼코는 여러모로 특별한 사람으로 비친다. 어른스럽고 사랑받는 모습. 그런 쇼코의 모습을 소유는 동경하면서 동시에 질투도 느꼈을 것이다.
그런 내가 자연스럽게 “왜”를 깨우쳐갔다. 그 첫 번째는 고등학교 입시. 아마 입시를 통과한 학생들은 공감하겠지만 입시를 시작하기 전까지 난 서연고대는 아니더라도 내가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대학교는 충분히 갈 줄 알았다. 그게 그렇게 가기 어렵나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나 어렵더라. 힘들게 대학교에 들어오니 이번엔 더한 놈들이 있었다. 더 아는 것이 많고 더 똑똑했다. 나는 남양주시 속 개구리였고, 나와 보니 내 존재는 개구리보다도 작은 개미였다. 그렇게 아주 평범한 나를 깨달았다.
그렇게 소유는 할아버지와 엄마를 더 알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할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눈물도 흘리지 않는 엄마가 독하다 하는 사람들을, 아무것도 모르면서 껍데기만 보고 단죄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슬픔을 억누르고 억누르다 결국은 어떻게 슬퍼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엄마였다고 말한다. 그저 차가운 손과 발. 두통처럼. 보이지 않는 증상으로만 아픈 사람이 엄마였다는 걸 소유는 이제 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편지를 전해주러 다시 재회했던 쇼코의 미소를 다시 보며 책은 끝이 난다.
14 thg 7, 2018 — 소유가 반 아이들보다 영어를 조금 더 잘하기에 쇼코는 잠시나마 소유네 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쇼코의 미소’. 17살. 그런데 소유가 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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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쇼코의미소┃최은영┃책읽어주는 남자┃숙면ASMR┃책읽남┃북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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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것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이야기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녀가 앞으로 쓰게 될 근사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했다.”
_김연수(소설가)
시간이 가면서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깨닫고 싶었던 것도 아닌데 무단침입으로 내 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것들.
어릴 때 난 내가 많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하든 칭찬을 들었고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커서 위대한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는 굳은 믿음이 있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갖은 사람들을 보며 ‘나는 저렇게 책상에 앉아 하는 재미없고 심심한 일은 하지 않을 거야.’ 라고 했으며 안정적인 게 최고라는 사람들을 보며 그건 꿈도 없고 꿈을 좇을 용기도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왜?” 그 질문을 그땐 참 많이 했다.
그런 내가 자연스럽게 “왜”를 깨우쳐갔다. 그 첫 번째는 고등학교 입시. 아마 입시를 통과한 학생들은 공감하겠지만 입시를 시작하기 전까지 난 서연고대는 아니더라도 내가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대학교는 충분히 갈 줄 알았다. 그게 그렇게 가기 어렵나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나 어렵더라. 힘들게 대학교에 들어오니 이번엔 더한 놈들이 있었다. 더 아는 것이 많고 더 똑똑했다. 나는 남양주시 속 개구리였고, 나와 보니 내 존재는 개구리보다도 작은 개미였다. 그렇게 아주 평범한 나를 깨달았다.
무더운 여름날 읽은 이 책은 그때의 나를 생각나게 했다.
최은영 – <쇼코의 미소>
책은 쇼코-할아버지-소유(나)의 이야기다. 국적도, 언어도 다른 쇼코라는 일본인과 소유와 소유의 할아버지는 서로 유대감을 형성한다. 그리고 쇼코로 하여금 소유는 ‘나’와 ‘타인’에 대해 알아간다.
사실 이 책은 주인공 이름이 쇼코였나 싶을 정도로 쇼코의 이름이 많이 나온다. 오히려 ‘소유’라는 주인공의 이름은 기억하고자 하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적게 언급된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쇼코는 일본 사람이다. 소유가 다니는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한국에 잠시 공부하러 온 일본 학생이다. 소유가 반 아이들보다 영어를 조금 더 잘하기에 쇼코는 잠시나마 소유네 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쇼코의 미소’
17살
그런데 소유가 보는 쇼코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랐다.
그 나이의 또래 아이들과는 다른 어른스러움이 있달까.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서 그걸 느낀다. 쇼코의 미소를 볼 때면 왠지 모를 이질감이 들었다. 친절하지만 차가운 미소. 다 커버린 어른이 유치한 어린아이를 대하는 듯한 웃음. 그리고 쇼코가 온 이후부터 가족들의 분위기도 확 변했다. 무기력하고 색이 바래가는 괘종시계 같았던 엄마와 할아버지에게 활력이 돌았다. 특히 할아버지는 쇼코를 무척 아꼈다. 쇼코와 친구가 되고 싶다며 자신을 ‘미스터 김’이라 불러 달라 할 정도였다. 쇼코는 여러모로 특별한 사람으로 비친다. 어른스럽고 사랑받는 모습. 그런 쇼코의 모습을 소유는 동경하면서 동시에 질투도 느꼈을 것이다.
그 후 쇼코는 일본으로 돌아갔고, 그 뒤로의 연락은 편지를 통해서만 이루어졌다. 소유는 영어로, 할아버지는 일본어로 쇼코와 편지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이제껏 생각해왔던 쇼코의 모습은 편지에서부터 모순되기 시작한다. 할아버지에겐 행복하다는 내용만 써놓았지만, 소유의 편지엔 어두운 쇼코의 내면이 담겨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연락마저 끊겼다. 그리고 소유는 대학교 사학년이 되어 쇼코를 만나러 일본으로 간다.
24살
그리고 거기서 자신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쇼코를 만난다.
쇼코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무기력한 얼굴로 인형같이 축 쳐져 있었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자살시도를 해왔었다고 했다. 우울함이 그녀를 잠식하고 있었지만, 자신을 향해 보이는 미소만큼은 쇼코였다. 예의 그 예의 바른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차갑고 어른스럽게 보이던 그 웃음에서 소유는 쇼코의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는다. 여태껏 쇼코를 자신보다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쇼코는 약했다.
생각해보면 쇼코의 미소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그렇다면 이것이 쇼코의 모습이었다. 어른스럽고 여유 있는 쇼코의 모습은 소유가 그렇게 보고 싶었고, 다른 면은 보지 않고 만든 환상이었다. 쇼코는 처음부터 소유가 생각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늘이 있고 아픔을 가진 약한 아이일 뿐이었다. 그렇게 소유는 온 것을 후회하며 떠나버린다.
소유가 바라본 쇼코의 미소 변화는, 마치 우리가 타인을 바라보는 모습 같다.
우리는 타인을 전부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나조차 매 순간 달라지는 나를 마주하는데 타인이라고 어찌 안다고 자부할까. 그런데 타인을 다 아는 것처럼 떠들어댄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것을 멋대로 해석하고 단정 짓는다. 그리고 비난한다. 내심 마음속엔 나는 다르다고, 나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 절정을 찍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소유 또한 쇼코에 대해 알았지만, 그 불행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벗어나고 싶다면서, 왜 그 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 불행이 찾아와도 나는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과 자만이었다.
‘나’에 대한 이해
30살
하지만 쇼코가 특별하지 않은 존재였듯, 자신 또한 보통의 존재임을 깨닫는다.
스물세 살에 벌써 직업을 정하고 태어난 소읍에서 떠나지 못한다는 건 형편없는 선택이라고 쇼코를 비웃었던 소유는 자신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속물적이고 답답한 쇼코의 삶과는 전혀 다른, 자유롭고 하루하루가 다른 생생한 삶이 되리라고 믿었다.
영화 일이 꿈이었다면, 그래서 내가 꿈을 좇았다면 나는 적어도 어느 부분에서는 보람을 느끼고 행복했을 것이다.
(중략)
시나리오를 썼지만, 이야기는 내 안에서부터 흐르지 않았고 그래서 작위적이었다. 쓰고 싶은 글이 있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써야 하기에 억지로 썼다.
(중략)
꿈. 그것은 허영심, 공명심, 인정욕구, 복수심 같은 더러운 마음들을 뒤집어쓴 얼룩덜룩한 허울에 불과했다.
5년이 지난 소유의 현실은 영화감독으로서의 입지는 다져지기는커녕 대본에 대한 혹평을 듣기 일쑤였다. 생활은 날이 갈수록 궁핍해져만 갔고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이미 죽은 지 오래였다. 그저 영화관에서 비중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단지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마음에도 없는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었다.
순결한 꿈은 오로지 이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이들의 것이었다. 그리고 영광도 그들의 것이 되어야 마땅했다. 영화는, 예술의 범인이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자들의 노력 속에서만 그 진짜 얼굴을 드러냈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재능이 없는 이들이 꿈이라는 허울을 잡기 시작하는 순간, 그 허울은 천천히 삶을 좀먹어간다.
끝없는 늪에 빠지고 있을 때 할아버지가 찾아왔다. 그리고 “이러고 사는 게 멋지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거니까 멋지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삶을, 유일한 관객이었던 할아버지가 이해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소유는 오래도록 끌었던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끝낸다.
자신도 재능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놓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평범함을 인정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이 세계는 ‘평범’보다 ‘특출’난 사람이 대단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시대니까. 그걸 당연하게 생각해 밀린 사람은 패배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오히려 깨워주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 괜찮다. 우리는 보통의 존재다. 그게 어떤가? 다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타인’에 대한 이해
타인에 대한 이해는 나의 이해를 바탕으로 나온다.
추측이지만 그때야 소유는 당시 쇼코의 마음을 이해했을지 모르겠다.
왜 작가는 다른 사람도 아닌 국가도, 언어도 다른 인물인 쇼코를 설정했을까. 완전한 타인이었던, 할아버지와 쇼코의 유대를 통해 우리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쇼코가 자신을 모르는 타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고 이야기했듯 할아버지 또한 그랬을 것이다. 자신을 30년 동안 집안에만 있는 나이든 늙은이로 생각하는 가족들보다 하나의 사람으로서 말을 주고받고 귀를 기울여주는 쇼코가 편했을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가장 낯선 타인은 아마 가족일지 모른다. 가장 가까이에 있고, 언제까지나 머무를 것만 같은 존재라서. 또는 이미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 알고자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소유는 할아버지와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알 때마다 이상하다 느끼고, 할아버지답지 않다고 느꼈다.
할아버지가 숨을 거두기 전에 어머니와 할아버지, 소유는 함께 누워 그동안 마음속에 쌓아놓고 하지 못했던 말들을 도란도란 얘기한다. 진작 얘기했으면 좋았을 말들을 말이다. ‘미안하다.’, ‘고맙다.’를 쉽게 전할 수 있는 친구들보다 가족들에겐 그 말이 왠지 부끄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가족이 죽음을 목전에 두었을 때 우린 많은 후회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 생각했던 할아버지는 그저 그의 일부분일 뿐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리적인 시간으로 따져도 나는 그의 삶의 사 분의 삼을 알지 못한다.
그렇게 소유는 할아버지와 엄마를 더 알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할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눈물도 흘리지 않는 엄마가 독하다 하는 사람들을, 아무것도 모르면서 껍데기만 보고 단죄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슬픔을 억누르고 억누르다 결국은 어떻게 슬퍼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엄마였다고 말한다. 그저 차가운 손과 발. 두통처럼. 보이지 않는 증상으로만 아픈 사람이 엄마였다는 걸 소유는 이제 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편지를 전해주러 다시 재회했던 쇼코의 미소를 다시 보며 책은 끝이 난다.
나를 알기도 어렵지만 타인을 아는 건 정말 어렵다. 타인을 안다고 하는 순간 어쩌면 편견이란 물감을 뒤집어씌우는 일 같기도 하다. 소유가 알고 있던 쇼코의 미소가 전부가 아니었듯 말이다.
그래서 쇼코와 할아버지를 통한 소유의 성장이 책을 덮고 나니 여운에 남는다. 소유와 쇼코가 천변에서 함께 걷는 모습이, 비가 무척이나 오던 날 손녀를 보겠다고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온 할아버지가. 아니, 국가 인종을 넘은 쇼코와 할아버지 소유 세 사람의 오랜 시간에 걸친 유대가 마음에 자국을 남겼다.
이 책은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문장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근데 또 단순하지만 잘 정돈되어 있고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이런 책을 오랜만에 읽는 것 같다. 최은영은 아껴두고 싶은 작가다.
참고로 이건 내가 느낀 나의 해석이니 정답이 아니다. 이 책에 궁금증이 생겼다면, 여러분이 책 속에서 직접 찾길 바란다.
작가 소개
소설가 최은영은 1984년 경기 광명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에서 공부했다. 201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등단작 「쇼코의 미소」로 제5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사진 출처
LI HUI – http://www.huiuh.com
교보문고
글 –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김현지
ART insight
Art, Culture, Education – NEWS
http://www.artinsight.co.kr
쇼코의 미소/최은영 – 브런치
소유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다. 최은영 작가도 <쇼코의 미소>로 등단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공모전에서 낙선하며 꽤 공백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의 불안이 작품에도 녹아 있는 듯하다. 나도 비슷한 처지이기에 공감 가는 것 아닐까? 적어도 남을 깎아서 내 무너진 자존감을 세우려고는 하지 말아야겠다. 그냥 선택한 길이 다를 뿐이고 정 힘들다면 도움을 청하면 그만이다.
기다려준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림자를 먹고 자란 내 자의식은 그 친구들마저도 단죄했다. 연봉이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친구는 볼 것도 없이 속물이었고, 직장생활에서 서서히 영혼을 잃어간다고 고백하는 친구를 이해해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고소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의 끔찍함에 놀랐으나 그 조차 오래가지는 못 했다.”
쇼코는 해변에 서 있으면 이 세상의 변두리에 선 느낌이 든다고 말했었었다. 중심에서 밀려나고 사람들에게서도 밀려나서. 역시나 대양에서 밀려난 바다의 가장자리를 만나는 기분이라고. 외톨이들끼리 만나서 발가락이나 적시는 그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했다.”
24 thg 9, 2022 —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 줄거리 쇼코에게는 할아버지가 있고, 소유한테도 할아버지가 있다. 그리고 둘 모두 각자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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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작가의 책 뭐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구요?! 최은영 작가 책 추천 | 쇼코의 미소, 밝은 밤, 내게 무해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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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줄거리
쇼코에게는 할아버지가 있고, 소유한테도 할아버지가 있다.
그리고 둘 모두 각자의 할아버지를 증오한다.
자매결연한 학교에서 지방도시 K를 방문하게 된 쇼코는 소유네 집에서 머물게 되고
쇼코와 할아버지는 일본어로, 소유와 쇼코는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평소 괴팍하고 가족에게 무관심하던 할아버지가 쇼코에게만은 살갑게 대하며 쇼코가 돌아가고 나서도 오래도록 편지를 주고받는다.
도쿄에 진학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편지를 끝으로 할아버지, 소유 모두와 연락이 끊어진다.
서른 살이 된 소유는 서울에서 영화감독을 꿈꾸지만 여의치 않고 어느 비 오는 날 할아버지가 소유의 작은 방으로 찾아오게 되고 소유는 쇼코를 만나기 위해 10년 전 편지를 보내온 주소로 찾아가게 된다.
첫 문장
“나는 차가운 모래 속에 두 손을 넣고 검게 빛나는 바다를 바라본다.
우주의 가장자리 같다.
쇼코는 해변에 서 있으면 이 세상의 변두리에 선 느낌이 든다고 말했었었다. 중심에서 밀려나고 사람들에게서도 밀려나서. 역시나 대양에서 밀려난 바다의 가장자리를 만나는 기분이라고. 외톨이들끼리 만나서 발가락이나 적시는 그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장면들
“처음 교실에서 쇼코가 수줍어하는 표정을 봤을 때처럼 나는 쇼코의 웃음에서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았다.”
쇼코는 남을, 특히나 할아버지를 배려하는데 익숙한 아이인 것 같다. 그래서 소유의 할아버지와 더 잘 맞았는지도 모른다.
“쇼코는 나보다 할아버지와 더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았다. 나와는 영어로 대화해야 해서 많은 부분이 통하지 않았지만 할아버지와는 일본어로 할 수 있어서 모든 말이 다 통했다.
할아버지는 쇼코에게 자신을 ‘미스터 김’이라고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쇼코와는 친구가 되고 싶다고, 다 늙은 교장선생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하면서”
할아버지는 평소에는 말이 없다. 가족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말하지 않는다. 할아버지는 완전한 타인에게 그리고 일제 강점기 때 배운 일본어로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나는 노인들 특유의 이상한 외로움을 쇼코에게서 느꼈다. 나는 쇼코의 얼굴을 보지 않고도 그것을 알 수 있었다.
쇼코는 노인이었다.”
소유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다. 최은영 작가도 <쇼코의 미소>로 등단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공모전에서 낙선하며 꽤 공백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의 불안이 작품에도 녹아 있는 듯하다. 나도 비슷한 처지이기에 공감 가는 것 아닐까? 적어도 남을 깎아서 내 무너진 자존감을 세우려고는 하지 말아야겠다. 그냥 선택한 길이 다를 뿐이고 정 힘들다면 도움을 청하면 그만이다.
“이미 직장에서 대리급이 된 친구들과는 돈 씀씀이가 확연히 달라졌고 그 애들은 내가 밥값도 내지 못하게 했다.”
“반면 영화를 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늘 그들의 재능과 나의 재능을 비교하며 열등감에 휩싸였다. 영감은 고갈되었고 매일매일 괴물 같은 자의식만 몸집을 키웠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알코올 중독자가 된 감독 지망생과,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패스트 푸드점에서 일하며 야근 수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을 보며 내가 그들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나는 제대로 풀리지 않는 욕망의 비린내를 맡았다. 내 욕망이 그들보다 더 컸지으면 컸지 결코 더 작지 않았지만 나는 마치 이 일이 절실하지 않은 것처럼 연기했다.”
“나는 영화판에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 친구라고 부르던 사람들을 거의 다 잃어갔다.
기다려준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림자를 먹고 자란 내 자의식은 그 친구들마저도 단죄했다. 연봉이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친구는 볼 것도 없이 속물이었고, 직장생활에서 서서히 영혼을 잃어간다고 고백하는 친구를 이해해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고소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의 끔찍함에 놀랐으나 그 조차 오래가지는 못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이 글에서 여러 번 할아버지답지 않다는 말을 썼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생각했던 할아버지는 그저 그의 일 부분일 뿐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리적인 시간으로 따져도 나는 그의 삶의 5분의 3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서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나조차도 이해 못하는데 말이다.
출처:
http://movingcastle.tistory.com/21
[see the unseen]
쇼코의 미소 – 인터파크도서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그 양상이란 이렇다. 마음 한편이 부서져내린 쇼코를 보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기보다는, 소유는 그 미소로부터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어내며 자신이 쇼코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묘한 우월감을 느낀다. 이 정점에 달한 오해를 거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향해 소설이 진행되어갈 때, 우리는 산뜻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라는 문장이다. 기나긴 시간을 돌아 간신히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도하게 되는 이 서늘함. 바로 여기에 타인을 대하는 최은영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100퍼센트의 타인으로 마주서 있을 때, 그 순간 이해의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마주한 최은영의 질문으로도 읽힌다. 지방 소읍의 고등학교 일학년생 소유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오게 된 일본인 쇼코와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다고. 실제 어떤 마음 상태로 쇼코가 웃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질감 탓에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낯선 타인과 조우한 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핵심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쇼코의 미소’가 변주되느냐에 있다. 바로 그 방향성에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에 대한 최은영의 윤리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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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Website: 쇼코의 미소 – 인터파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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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10만 부 돌파
한국문학의 새로운 감수성, 최은영의 시작과 현재를 만나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통찰력 있는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독자의 폭넓은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소설가 최은영. 한 인터뷰에서 “늘 사람 생각을 해요”라고 말한 것처럼 최은영 작가의 시선은 등단한 이후 언제나 사람을 향해 있다. 특히 그 시선은, 관계를 맺으며 감정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어떤 감정을 제때에 주지 못했거나 잘못된 것을 건넸다고 뒤늦게 생각하는 사람, 견디고 참는 일에 익숙해져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무뎌진 사람, 그럼에도 사람에 대한 믿음을 독할 만큼 악착같이 붙드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그간 문학적으로 충분히 서사화되지 않은 여성의 삶을 향해 있다.
『쇼코의 미소』는 “수록된 일곱 편의 중단편 소설이 편차 없이 빼어났다. 최은영이 대단한 건, 신인이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연륜이 느껴지는 문장으로 마음을 건드린다”라는 평을 받으며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그해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되었고, 그후 정확히 이 년 만에 선보인 두번째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 또한 “삶의 부끄러운 시간, 버리고 싶은 시간들을 섬세하게 바라보고 집요하게 복원해냈다”라는 평과 함께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뽑혔다. 등단한 지 육 년밖에 되지 않은 신예 작가가 단 두 권의 소설집만으로 거둔 성취도 놀랍지만, 이 두 권 모두 동시대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며 한국문학과 독자들 사이를 생기롭게 만들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내밀하고 미세한 감정의 결을 파고들어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문제와 접촉시키는 최은영의 소설을 통해 한국문학의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가늠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이야기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녀가 앞으로 쓰게 될 근사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했다.”
_김연수(소설가)
2016년 2월, 소설가 김연수의 기획으로 《우리가 처음 듣는 소설의 밤》이라는 이름의 행사가 진행되었다. 한 신인 작가가 어디에서도 공개한 적 없는 단편소설을 그날, 낭독의 형식으로 처음 발표하기로 한 것. 평소 이 작가의 작품을 좋아해 그가 계속해서 소설을 써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는 김연수의 소개가 끝나고, 곧바로 작가의 낭독이 이어졌다. 그날 공개된 작품의 제목은 「씬짜오, 씬짜오」, 신인 작가의 이름은 최은영이다.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최은영은 등단 초기부터, “선천적으로 눈이나 위가 약한 사람이 있듯이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의 고통 앞에 겸손히 귀를 열고 싶다고 밝혀왔다. 최은영의 시선이 가닿는 곳 어디에나 사람이 자리해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터. 총 7편의 작품이 수록된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갈 수 있는 정밀한 물매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리들을 바로 그 ‘사람의 자리’로 이끈다.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마주한 최은영의 질문으로도 읽힌다. 지방 소읍의 고등학교 일학년생 소유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오게 된 일본인 쇼코와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다고. 실제 어떤 마음 상태로 쇼코가 웃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질감 탓에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낯선 타인과 조우한 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핵심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쇼코의 미소’가 변주되느냐에 있다. 바로 그 방향성에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에 대한 최은영의 윤리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양상이란 이렇다. 마음 한편이 부서져내린 쇼코를 보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기보다는, 소유는 그 미소로부터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어내며 자신이 쇼코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묘한 우월감을 느낀다. 이 정점에 달한 오해를 거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향해 소설이 진행되어갈 때, 우리는 산뜻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라는 문장이다. 기나긴 시간을 돌아 간신히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도하게 되는 이 서늘함. 바로 여기에 타인을 대하는 최은영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100퍼센트의 타인으로 마주서 있을 때, 그 순간 이해의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에 대한 마음의 ‘기댐’과 ‘기댐 받음’
그 연쇄로부터 번져나가는 순하고 맑은 힘
그러니 등단작 「쇼코의 미소」 이후 최은영의 관심사가 줄곧 그 100퍼센트의 타인과의 소통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당연할 터. 유독 소설집 전체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상상하다’라는 동사가 의미심장해지는 지점이다.
베트남전쟁으로 가까운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을 그저 바라봐야만 했던 응웬 아줌마 앞에서 ‘나’와 엄마는 손쉽게 그 마음이 어떨지 이해한다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은 상상할 수조차 어떤 지점에 그녀가 내몰려 있으리라고 짐작하고 그에 대해 상상할 뿐이다.(「씬짜오, 씬짜오」) 프랑스의 한 수도원에서 케냐 출신의 청년 한지와 만나게 되었을 때, 영주는 그가 털어놓는 가족사에 대해 섣불리 첨언하지 않는다. 수의사 한지가 코뿔소의 마음을 상상하듯, 그의 마음을 상상할 뿐이다.(「한지와 영주」) 마치 ‘상상하는 일’이 우리가 타인에 대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일이라는 듯 말이다.
그리고 이 ‘상상하는 일’이 일방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향해 놓이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작은 기적을 최은영은 놓치지 않고 기록한다. 첫눈에 그간 얼마나 고생하며 살아왔을지 한눈에 알아본 노인과 중년 여자가 함께 ‘세월호 시위 현장’인 광화문으로 향할 때(「미카엘라」), 고압적인 태도의 고학번 선배들이 있는 술자리에서 소은과 미진 선배가 그 부대낌 사이로 지지를 담은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볼 때(「먼 곳에서 온 노래」), 우리는 타인을 상상하며 그 자리로 기꺼이 자신을 옮겨놓는 태도가 지닌 강력한 힘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최은영은 「먼 곳에서 온 노래」에서, 소은이 가장 휘청거렸을 때 자신을 잡아준 미진 선배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슨 노래를 부르든 누구의 노래를 부르든 그 노래는 그대로 선배의 노래가 됐다. 말할 때는 허스키하던 목소리가 노래만 부르면 맑고 부드러워졌다. (…) 선배는 호소하지 않았다. 슬픈 노래를 부르면서도 건조했고, 뜨거운 노래를 부르면서도 담담했다.”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를 읽고 나면, 이 문장이 정확하게 최은영의 소설을 가리키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맑고 투명한 그 목소리로 타박타박 담담하게 이어지는 소설들, 서로에 대한 마음의 ‘기댐’과 ‘기댐 받음’의 연쇄가 갖고 있는 힘을 믿는 소설들. 그리하여 다시 한번 우리를 ‘사람의 자리’로 이끌어가는 소설들. 타인에 대한 윤리감각이 점차 희박해지는 지금, 최은영은 “순하고 맑은” 힘으로 그 감각을 부드럽게 일깨운다.
쇼코의 미소 [단행본] – 책 – 카카오페이지 – Kakao
최은영의 시선이 가닿는 곳 어디에나 사람이 자리해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터. 총 7편의 작품이 수록된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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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ㅣ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ㅣ책읽어주는여자ㅣ오디오북ㅣ자기전에 듣는ㅣ소설ㅣAS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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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 “성공 말고, 더 나은 사람이 …
저 라는 개인은 굉장히 소심하고 또 저의 프라이버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많은 사람들과 저의 개인적인 영역이 중요하고. 근데 작가 최은영은 다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작품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인간으로서의 저 자신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작가 활동을 하고 시간이 좀 지나다 보니까 작가로서의 저 자신이 조금 더 커져서 인간 최은영 에게 너는 부끄럽고 수치스럽더라도 말을 해야 돼. 그게 더 정직한 거고 작가로서 그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야 라고 좀 이제는 조금 더 커져서 저를 격려하고 좀 좀 그렇게 하도록 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저 라는 개인은 굉장히 소심하고 또 저의 프라이버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많은 사람들과 저의 개인적인 영역이 중요하고. 근데 작가 최은영은 다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작품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인간으로서의 저 자신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작가 활동을 하고 시간이 좀 지나다 보니까 작가로서의 저 자신이 조금 더 커져서 인간 최은영 에게 너는 부끄럽고 수치스럽더라도 말을 해야 돼. 그게 더 정직한 거고 작가로서 그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야 라고 좀 이제는 조금 더 커져서 저를 격려하고 좀 좀 그렇게 하도록 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원래 가지고 있는 약함이라든지 결함같은 것도 수용할 수 있고, 그리고 자기가 가진 감정이나 생각같은 것들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런 것이 인간으로서 나아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다른 사람도 네 저 자신을 이해하고, 그리고 내가 어떤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약하다고 하더라도 내가 원하지 않는 어떤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나를 수용하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나아짐이라고 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thg 10, 2021 — Q. <쇼코의 미소>는 어떤 이야기? 쇼코라는 일본 친구가 한일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소유라는 아이의 집에 잠깐 머무르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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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 “성공 말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
[인터뷰] ‘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 “성공 말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 현장영상 입력 2021.10.03 (21:32) 수정 2021.10.03 (21:3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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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는 어떤 이야기?
쇼코라는 일본 친구가 한일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소유라는 아이의 집에 잠깐 머무르게 되는데요. 일주일 정도 머무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소유의 할아버지와 엄마가 쇼코로 굉장히 반겨주고 행복해하세요.
되게 무뚝뚝하고 재미도 없는 사람인데 쇼코에 대한 저렇게 말을 많이 하시냐고 좀 놀라기도 해요. 할아버지에 대해서도 엄마에 대해서도 내가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어쩌면 그냥 그분들의 일부분이었겠다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돼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삶이라는 것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할아버지 병과 죽음을 통해서 알게 되고요. 그래서 삶의 당연하지 않고 유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렇다면 내가 이렇게 잠깐 주어지는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될까 를 다시 생각하게 돼요.
Q. 제목이 주인공 ‘소유’가 아닌 인 이유는?
걔가 되게 묘하게 웃어요. 소유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는 근데 처음에는 그게 되게 예의 바른 미소다 예의 바른 미소고 그리고 되게 어른스러워 보인다, 걔가 그렇게 웃을 때마다 라고 생각을 하게 돼요.
그리고 또 시간이 조금 지나서 대학생이 돼서 초코를 만나러 일본에 가는데 쇼코에 미소를 보면서 저 아이가 굉장히 나약하고 병들었구나 라면서 그 모습을 보면 또 우월감도 느끼게 되고 소유가 그렇게 마음이 좀 변해요.
그러다 나중에 그 작품이 말미에 가면 쇼코의 웃음을 보면서 정말 나는 얘가 어떤 얘기인지 모르겠다 라는 느낌을 또 받게 돼요.
쇼코가 그때 지었던 미소가 다 달랐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소유라는 인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변화하잖아요. 그래서 소유의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미소가 다 다르게 보였던 것이고, 그 시선을 서술함으로써 소유가 이렇게 변화하고 있구나 라는 걸 좀 알 수 있는 그런 설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Q. 낯선 인물과의 만남이 주된 이야기인 이유는?
우리는 가까운 게 더 잘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가까이 있는 것이 일수록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잘 보이지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도 익숙한 사람일수록 조금 더 새로운 걸 발견하기가 어렵고 조금 더 알아내기 어려운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오히려 여행 다니면서 우연히 만난 며칠 그냥 같이 여행하는 그런 낯선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랑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또 저에 대해서 발견할 수도 있고 좀 그런 계기가 저한테는 좀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중요한 대화는 외국어로 나누는데?
영어가 첫번째 말이 아닌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했을 때 네, 굉장히 신기한 느낌을 받았던 게 조금 말이 더 순수한 말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점점 아이에서 어른이 되면서 말이 오염된다 라는 느낌을 저는 많이 들어요. 약간 빙빙 돌려서 말하기도 하고 약간 연막을 치기도 하고 그러니까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하면서 말이 조금씩 오염이 되는 것 같은데
내가 능숙하지 않는 외국어로 말할 때 어린이처럼 말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동사를 되게 단순한 동사를 쓰게 되고 좀 꾸미지 않게 말하게 되고 그런 의사소통과정에서 오히려 좀 순수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고 저는 생각을 했고요.
Q. 가 그리는 ‘성장’이란?
오히려 자기가 원래 가지고 있는 약함이라든지 결함같은 것도 수용할 수 있고, 그리고 자기가 가진 감정이나 생각같은 것들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런 것이 인간으로서 나아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다른 사람도 네 저 자신을 이해하고, 그리고 내가 어떤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약하다고 하더라도 내가 원하지 않는 어떤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나를 수용하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나아짐이라고 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씬짜오, 씬짜오’나 ‘미카엘라’를 쓰게 된 계기는?
우리는 사회 사회에 관한 소설, 이렇게 개인을 내면에 대한 소설, 이렇게 나눠서 생각하곤 하는데, 저는 그건 절대 나눠지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고, 인간의 내면이라는 것은 정말 사회 구조 속에서 또 구성되는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이 민간인 학살했다고 해서 국가의 위신을 실추시키지 말아라 라는 전단지를 제가 받았어요. 받고 생각했던 건 우리가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의 명예를 실추시킨 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세월호) 사건이 지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피곤하다 라고 말하고 있었어요. 그 희생자 가족들유족들에게 계속해서 너희가 계속해서 호소하는 게 너무 피곤하고, 이제 그만하라고 지난 일이라고 이야기를 이미 하고 있었어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그렇게 너를 너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도 아니고, 어떤 너를 되게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게 아니야, 그냥 하지만 인정해야죠 그게 사람이니까 라는 좀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Q. 다음 작품을 생각하며 하는 다짐이 있다면?
저 라는 개인은 굉장히 소심하고 또 저의 프라이버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많은 사람들과 저의 개인적인 영역이 중요하고. 근데 작가 최은영은 다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작품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인간으로서의 저 자신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작가 활동을 하고 시간이 좀 지나다 보니까 작가로서의 저 자신이 조금 더 커져서 인간 최은영 에게 너는 부끄럽고 수치스럽더라도 말을 해야 돼. 그게 더 정직한 거고 작가로서 그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야 라고 좀 이제는 조금 더 커져서 저를 격려하고 좀 좀 그렇게 하도록 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 “성공 말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입력 2021-10-03 21:32:45 수정 2021-10-03 21:34:26 현장영상
Q. 는 어떤 이야기?
쇼코라는 일본 친구가 한일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소유라는 아이의 집에 잠깐 머무르게 되는데요. 일주일 정도 머무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소유의 할아버지와 엄마가 쇼코로 굉장히 반겨주고 행복해하세요.
되게 무뚝뚝하고 재미도 없는 사람인데 쇼코에 대한 저렇게 말을 많이 하시냐고 좀 놀라기도 해요. 할아버지에 대해서도 엄마에 대해서도 내가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어쩌면 그냥 그분들의 일부분이었겠다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돼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삶이라는 것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할아버지 병과 죽음을 통해서 알게 되고요. 그래서 삶의 당연하지 않고 유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렇다면 내가 이렇게 잠깐 주어지는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될까 를 다시 생각하게 돼요.
Q. 제목이 주인공 ‘소유’가 아닌 인 이유는?
걔가 되게 묘하게 웃어요. 소유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는 근데 처음에는 그게 되게 예의 바른 미소다 예의 바른 미소고 그리고 되게 어른스러워 보인다, 걔가 그렇게 웃을 때마다 라고 생각을 하게 돼요.
그리고 또 시간이 조금 지나서 대학생이 돼서 초코를 만나러 일본에 가는데 쇼코에 미소를 보면서 저 아이가 굉장히 나약하고 병들었구나 라면서 그 모습을 보면 또 우월감도 느끼게 되고 소유가 그렇게 마음이 좀 변해요.
그러다 나중에 그 작품이 말미에 가면 쇼코의 웃음을 보면서 정말 나는 얘가 어떤 얘기인지 모르겠다 라는 느낌을 또 받게 돼요.
쇼코가 그때 지었던 미소가 다 달랐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소유라는 인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변화하잖아요. 그래서 소유의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미소가 다 다르게 보였던 것이고, 그 시선을 서술함으로써 소유가 이렇게 변화하고 있구나 라는 걸 좀 알 수 있는 그런 설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Q. 낯선 인물과의 만남이 주된 이야기인 이유는?
우리는 가까운 게 더 잘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가까이 있는 것이 일수록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잘 보이지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도 익숙한 사람일수록 조금 더 새로운 걸 발견하기가 어렵고 조금 더 알아내기 어려운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오히려 여행 다니면서 우연히 만난 며칠 그냥 같이 여행하는 그런 낯선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랑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또 저에 대해서 발견할 수도 있고 좀 그런 계기가 저한테는 좀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중요한 대화는 외국어로 나누는데?
영어가 첫번째 말이 아닌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했을 때 네, 굉장히 신기한 느낌을 받았던 게 조금 말이 더 순수한 말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점점 아이에서 어른이 되면서 말이 오염된다 라는 느낌을 저는 많이 들어요. 약간 빙빙 돌려서 말하기도 하고 약간 연막을 치기도 하고 그러니까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하면서 말이 조금씩 오염이 되는 것 같은데
내가 능숙하지 않는 외국어로 말할 때 어린이처럼 말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동사를 되게 단순한 동사를 쓰게 되고 좀 꾸미지 않게 말하게 되고 그런 의사소통과정에서 오히려 좀 순수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고 저는 생각을 했고요.
Q. 가 그리는 ‘성장’이란?
오히려 자기가 원래 가지고 있는 약함이라든지 결함같은 것도 수용할 수 있고, 그리고 자기가 가진 감정이나 생각같은 것들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런 것이 인간으로서 나아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다른 사람도 네 저 자신을 이해하고, 그리고 내가 어떤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약하다고 하더라도 내가 원하지 않는 어떤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나를 수용하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나아짐이라고 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씬짜오, 씬짜오’나 ‘미카엘라’를 쓰게 된 계기는?
우리는 사회 사회에 관한 소설, 이렇게 개인을 내면에 대한 소설, 이렇게 나눠서 생각하곤 하는데, 저는 그건 절대 나눠지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고, 인간의 내면이라는 것은 정말 사회 구조 속에서 또 구성되는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이 민간인 학살했다고 해서 국가의 위신을 실추시키지 말아라 라는 전단지를 제가 받았어요. 받고 생각했던 건 우리가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의 명예를 실추시킨 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세월호) 사건이 지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피곤하다 라고 말하고 있었어요. 그 희생자 가족들유족들에게 계속해서 너희가 계속해서 호소하는 게 너무 피곤하고, 이제 그만하라고 지난 일이라고 이야기를 이미 하고 있었어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그렇게 너를 너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도 아니고, 어떤 너를 되게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게 아니야, 그냥 하지만 인정해야죠 그게 사람이니까 라는 좀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Q. 다음 작품을 생각하며 하는 다짐이 있다면?
저 라는 개인은 굉장히 소심하고 또 저의 프라이버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많은 사람들과 저의 개인적인 영역이 중요하고. 근데 작가 최은영은 다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작품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인간으로서의 저 자신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작가 활동을 하고 시간이 좀 지나다 보니까 작가로서의 저 자신이 조금 더 커져서 인간 최은영 에게 너는 부끄럽고 수치스럽더라도 말을 해야 돼. 그게 더 정직한 거고 작가로서 그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야 라고 좀 이제는 조금 더 커져서 저를 격려하고 좀 좀 그렇게 하도록 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최은영 소설 – 쇼코의 미소 – 리디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그 양상이란 이렇다. 마음 한편이 부서져내린 쇼코를 보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기보다는, 소유는 그 미소로부터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어내며 자신이 쇼코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묘한 우월감을 느낀다. 이 정점에 달한 오해를 거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향해 소설이 진행되어갈 때, 우리는 산뜻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라는 문장이다. 기나긴 시간을 돌아 간신히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도하게 되는 이 서늘함. 바로 여기에 타인을 대하는 최은영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100퍼센트의 타인으로 마주서 있을 때, 그 순간 이해의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마주한 최은영의 질문으로도 읽힌다. 지방 소읍의 고등학교 일학년생 소유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오게 된 일본인 쇼코와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다고. 실제 어떤 마음 상태로 쇼코가 웃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질감 탓에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낯선 타인과 조우한 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핵심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쇼코의 미소’가 변주되느냐에 있다. 바로 그 방향성에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에 대한 최은영의 윤리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10 thg 8, 2016 —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 2013년 작가세계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 수상 2017년 제8회 젊은작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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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Website: 10 thg 8, 2016 —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 2013년 작가세계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 수상 2017년 제8회 젊은작가상
긴긴 겨울밤 귤 까먹으면서 책 읽는 독서 브이로그 | 내 마음 속의 최애 작가님 등장 | 새 책장 구입 | 최은영 『쇼코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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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쇼코의 미소>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이야기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녀가 앞으로 쓰게 될 근사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했다.”
_김연수(소설가)
2016년 2월, 소설가 김연수의 기획으로 《우리가 처음 듣는 소설의 밤》이라는 이름의 행사가 진행되었다. 한 신인 작가가 어디에서도 공개한 적 없는 단편소설을 그날, 낭독의 형식으로 처음 발표하기로 한 것. 평소 이 작가의 작품을 좋아해 그가 계속해서 소설을 써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는 김연수의 소개가 끝나고, 곧바로 작가의 낭독이 이어졌다. 그날 공개된 작품의 제목은 「씬짜오, 씬짜오」, 신인 작가의 이름은 최은영이다.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최은영은 등단 초기부터, “선천적으로 눈이나 위가 약한 사람이 있듯이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의 고통 앞에 겸손히 귀를 열고 싶다고 밝혀왔다. 최은영의 시선이 가닿는 곳 어디에나 사람이 자리해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터. 총 7편의 작품이 수록된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갈 수 있는 정밀한 물매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리들을 바로 그 ‘사람의 자리’로 이끈다.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마주한 최은영의 질문으로도 읽힌다. 지방 소읍의 고등학교 일학년생 소유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오게 된 일본인 쇼코와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다고. 실제 어떤 마음 상태로 쇼코가 웃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질감 탓에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낯선 타인과 조우한 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핵심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쇼코의 미소’가 변주되느냐에 있다. 바로 그 방향성에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에 대한 최은영의 윤리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양상이란 이렇다. 마음 한편이 부서져내린 쇼코를 보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기보다는, 소유는 그 미소로부터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어내며 자신이 쇼코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묘한 우월감을 느낀다. 이 정점에 달한 오해를 거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향해 소설이 진행되어갈 때, 우리는 산뜻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라는 문장이다. 기나긴 시간을 돌아 간신히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도하게 되는 이 서늘함. 바로 여기에 타인을 대하는 최은영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100퍼센트의 타인으로 마주서 있을 때, 그 순간 이해의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에 대한 마음의 ‘기댐’과 ‘기댐 받음’
그 연쇄로부터 번져나가는 순하고 맑은 힘
그러니 등단작 「쇼코의 미소」 이후 최은영의 관심사가 줄곧 그 100퍼센트의 타인과의 소통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당연할 터. 유독 소설집 전체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상상하다’라는 동사가 의미심장해지는 지점이다.
베트남전쟁으로 가까운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을 그저 바라봐야만 했던 응웬 아줌마 앞에서 ‘나’와 엄마는 손쉽게 그 마음이 어떨지 이해한다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은 상상할 수조차 어떤 지점에 그녀가 내몰려 있으리라고 짐작하고 그에 대해 상상할 뿐이다.(「씬짜오, 씬짜오」) 프랑스의 한 수도원에서 케냐 출신의 청년 한지와 만나게 되었을 때, 영주는 그가 털어놓는 가족사에 대해 섣불리 첨언하지 않는다. 수의사 한지가 코뿔소의 마음을 상상하듯, 그의 마음을 상상할 뿐이다.(「한지와 영주」) 마치 ‘상상하는 일’이 우리가 타인에 대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일이라는 듯 말이다.
그리고 이 ‘상상하는 일’이 일방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향해 놓이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작은 기적을 최은영은 놓치지 않고 기록한다. 첫눈에 그간 얼마나 고생하며 살아왔을지 한눈에 알아본 노인과 중년 여자가 함께 ‘세월호 시위 현장’인 광화문으로 향할 때(「미카엘라」), 고압적인 태도의 고학번 선배들이 있는 술자리에서 소은과 미진 선배가 그 부대낌 사이로 지지를 담은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볼 때(「먼 곳에서 온 노래」), 우리는 타인을 상상하며 그 자리로 기꺼이 자신을 옮겨놓는 태도가 지닌 강력한 힘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최은영은 「먼 곳에서 온 노래」에서, 소은이 가장 휘청거렸을 때 자신을 잡아준 미진 선배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슨 노래를 부르든 누구의 노래를 부르든 그 노래는 그대로 선배의 노래가 됐다. 말할 때는 허스키하던 목소리가 노래만 부르면 맑고 부드러워졌다. (…) 선배는 호소하지 않았다. 슬픈 노래를 부르면서도 건조했고, 뜨거운 노래를 부르면서도 담담했다.”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를 읽고 나면, 이 문장이 정확하게 최은영의 소설을 가리키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맑고 투명한 그 목소리로 타박타박 담담하게 이어지는 소설들, 서로에 대한 마음의 ‘기댐’과 ‘기댐 받음’의 연쇄가 갖고 있는 힘을 믿는 소설들. 그리하여 다시 한번 우리를 ‘사람의 자리’로 이끌어가는 소설들. 타인에 대한 윤리감각이 점차 희박해지는 지금, 최은영은 “순하고 맑은” 힘으로 그 감각을 부드럽게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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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 최은영 – 모바일교보문고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그 양상이란 이렇다. 마음 한편이 부서져내린 쇼코를 보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기보다는, 소유는 그 미소로부터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어내며 자신이 쇼코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묘한 우월감을 느낀다. 이 정점에 달한 오해를 거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향해 소설이 진행되어갈 때, 우리는 산뜻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라는 문장이다. 기나긴 시간을 돌아 간신히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도하게 되는 이 서늘함. 바로 여기에 타인을 대하는 최은영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100퍼센트의 타인으로 마주서 있을 때, 그 순간 이해의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마주한 최은영의 질문으로도 읽힌다. 지방 소읍의 고등학교 일학년생 소유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오게 된 일본인 쇼코와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다고. 실제 어떤 마음 상태로 쇼코가 웃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질감 탓에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낯선 타인과 조우한 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핵심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쇼코의 미소’가 변주되느냐에 있다. 바로 그 방향성에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에 대한 최은영의 윤리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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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 교보문고
『내게 무해한 사람』 10만 부 돌파
한국문학의 새로운 감수성, 최은영의 시작과 현재를 만나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통찰력 있는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독자의 폭넓은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소설가 최은영. 한 인터뷰에서 “늘 사람 생각을 해요”라고 말한 것처럼 최은영 작가의 시선은 등단한 이후 언제나 사람을 향해 있다. 특히 그 시선은, 관계를 맺으며 감정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어떤 감정을 제때에 주지 못했거나 잘못된 것을 건넸다고 뒤늦게 생각하는 사람, 견디고 참는 일에 익숙해져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무뎌진 사람, 그럼에도 사람에 대한 믿음을 독할 만큼 악착같이 붙드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그간 문학적으로 충분히 서사화되지 않은 여성의 삶을 향해 있다.
『쇼코의 미소』는 “수록된 일곱 편의 중단편 소설이 편차 없이 빼어났다. 최은영이 대단한 건, 신인이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연륜이 느껴지는 문장으로 마음을 건드린다”라는 평을 받으며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그해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되었고, 그후 정확히 이 년 만에 선보인 두번째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 또한 “삶의 부끄러운 시간, 버리고 싶은 시간들을 섬세하게 바라보고 집요하게 복원해냈다”라는 평과 함께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뽑혔다. 등단한 지 육 년밖에 되지 않은 신예 작가가 단 두 권의 소설집만으로 거둔 성취도 놀랍지만, 이 두 권 모두 동시대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며 한국문학과 독자들 사이를 생기롭게 만들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내밀하고 미세한 감정의 결을 파고들어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문제와 접촉시키는 최은영의 소설을 통해 한국문학의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가늠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이야기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녀가 앞으로 쓰게 될 근사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했다.”
_김연수(소설가)
2016년 2월, 소설가 김연수의 기획으로 《우리가 처음 듣는 소설의 밤》이라는 이름의 행사가 진행되었다. 한 신인 작가가 어디에서도 공개한 적 없는 단편소설을 그날, 낭독의 형식으로 처음 발표하기로 한 것. 평소 이 작가의 작품을 좋아해 그가 계속해서 소설을 써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는 김연수의 소개가 끝나고, 곧바로 작가의 낭독이 이어졌다. 그날 공개된 작품의 제목은 「씬짜오, 씬짜오」, 신인 작가의 이름은 최은영이다.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최은영은 등단 초기부터, “선천적으로 눈이나 위가 약한 사람이 있듯이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의 고통 앞에 겸손히 귀를 열고 싶다고 밝혀왔다. 최은영의 시선이 가닿는 곳 어디에나 사람이 자리해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터. 총 7편의 작품이 수록된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갈 수 있는 정밀한 물매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리들을 바로 그 ‘사람의 자리’로 이끈다.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마주한 최은영의 질문으로도 읽힌다. 지방 소읍의 고등학교 일학년생 소유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오게 된 일본인 쇼코와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쇼코는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공감을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것 같”다고. 실제 어떤 마음 상태로 쇼코가 웃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질감 탓에 소유는 쇼코의 미소에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낯선 타인과 조우한 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터, 핵심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쇼코의 미소’가 변주되느냐에 있다. 바로 그 방향성에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에 대한 최은영의 윤리감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양상이란 이렇다. 마음 한편이 부서져내린 쇼코를 보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하기보다는, 소유는 그 미소로부터 “나약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읽어내며 자신이 쇼코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묘한 우월감을 느낀다. 이 정점에 달한 오해를 거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향해 소설이 진행되어갈 때, 우리는 산뜻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가 끝나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라는 문장이다. 기나긴 시간을 돌아 간신히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목도하게 되는 이 서늘함. 바로 여기에 타인을 대하는 최은영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100퍼센트의 타인으로 마주서 있을 때, 그 순간 이해의 가능성도 열린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에 대한 마음의 ‘기댐’과 ‘기댐 받음’
그 연쇄로부터 번져나가는 순하고 맑은 힘
그러니 등단작 「쇼코의 미소」 이후 최은영의 관심사가 줄곧 그 100퍼센트의 타인과의 소통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당연할 터. 유독 소설집 전체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상상하다’라는 동사가 의미심장해지는 지점이다.
베트남전쟁으로 가까운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을 그저 바라봐야만 했던 응웬 아줌마 앞에서 ‘나’와 엄마는 손쉽게 그 마음이 어떨지 이해한다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은 상상할 수조차 어떤 지점에 그녀가 내몰려 있으리라고 짐작하고 그에 대해 상상할 뿐이다.(「씬짜오, 씬짜오」) 프랑스의 한 수도원에서 케냐 출신의 청년 한지와 만나게 되었을 때, 영주는 그가 털어놓는 가족사에 대해 섣불리 첨언하지 않는다. 수의사 한지가 코뿔소의 마음을 상상하듯, 그의 마음을 상상할 뿐이다.(「한지와 영주」) 마치 ‘상상하는 일’이 우리가 타인에 대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일이라는 듯 말이다.
그리고 이 ‘상상하는 일’이 일방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향해 놓이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작은 기적을 최은영은 놓치지 않고 기록한다. 첫눈에 그간 얼마나 고생하며 살아왔을지 한눈에 알아본 노인과 중년 여자가 함께 ‘세월호 시위 현장’인 광화문으로 향할 때(「미카엘라」), 고압적인 태도의 고학번 선배들이 있는 술자리에서 소은과 미진 선배가 그 부대낌 사이로 지지를 담은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볼 때(「먼 곳에서 온 노래」), 우리는 타인을 상상하며 그 자리로 기꺼이 자신을 옮겨놓는 태도가 지닌 강력한 힘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최은영은 「먼 곳에서 온 노래」에서, 소은이 가장 휘청거렸을 때 자신을 잡아준 미진 선배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슨 노래를 부르든 누구의 노래를 부르든 그 노래는 그대로 선배의 노래가 됐다. 말할 때는 허스키하던 목소리가 노래만 부르면 맑고 부드러워졌다. (…) 선배는 호소하지 않았다. 슬픈 노래를 부르면서도 건조했고, 뜨거운 노래를 부르면서도 담담했다.”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를 읽고 나면, 이 문장이 정확하게 최은영의 소설을 가리키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맑고 투명한 그 목소리로 타박타박 담담하게 이어지는 소설들, 서로에 대한 마음의 ‘기댐’과 ‘기댐 받음’의 연쇄가 갖고 있는 힘을 믿는 소설들. 그리하여 다시 한번 우리를 ‘사람의 자리’로 이끌어가는 소설들. 타인에 대한 윤리감각이 점차 희박해지는 지금, 최은영은 “순하고 맑은” 힘으로 그 감각을 부드럽게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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